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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와 재산권

로크와 재산권




1960년대 맥퍼슨은 로크에 대해서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맑시즘적 사유를 기반으로 하여 이런 로크의 입장을 부르주아의 무재한적 재산 증식을 위해 정당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평등하다는 주장을 중심으로 실재 존재하는 문제를 가리고 있다는 것이 맥퍼슨은 주장한다. 결국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의 착취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로크가 재산권의 절대성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현대의 정치철학자 로직이나 경제학자 하이예크도 로크에서 그 이론적 기반을 받았고, 그들이 철저하게 시장을 옹호하기 때문에 이런 혐의를 더욱 짙게 받았다. 로크의 사유재산에 대한 이론은 시민전쟁의 과정과 맞물려 있다.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려는 국왕와 그게 반대하는 의회의 대립 과정 속에서 일어난 시민전쟁은 의회파의 승리로 끝났다. 의회파에 속해 있었던 로크는 의회파에게 정당한 권력투쟁에 대한 승리를 설명할 필요가 있었고 세금과 관련한 재산권의 철저한 긍정을 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로크의 아이디어는 사유재산을 사적 영역의 문제로 제한을 둠으로써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시도였다. 사적 영역의 문제라고 한다면 결국 사유재산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문제에 위치한다. 로크는 일정부분 중세적 사유에 그의 사상적 기반을 기대면서 사유재산을 개인의 영역으로 위치시킨다. 세계는 모두 신의 말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모든 소유권은 당연히 신에게 있고 이것을 다시 아담에게 권리를 넘기셨다. 그러나 아담의 후계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없어진 지금 결국 어느 왕도 아담의 후예임을 내세워 자연의 권리를 독점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모든 권리는 모든 사람에게 그들이 굶어 죽지 않도록 사용할 수 있는 공유물로 넘겨졌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모두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유권을 개인에게 분배할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그로티우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동의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사유재산의 자연권을 설명할 수 없었다. 자연권으로 보장받지 않고 동의란 방식으로 해결한다면 동의하지 않으면 재산권이 철저하게 자유의 영역으로 남아 있을 수 없었다.

결국 로크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취한 방법은 노동을 섞음으로써 자연적 권리를 획득하게 된다는 노동가치설의 주장이다. 이런 노동가치설의 주장에 따라면 부의 축적은 성실함을 드러내는 척도가 될 수 있었다. 근면할수록 재산이 더 불어나게 된다. 성실하게 일을 한다면 부가 축적되는 것이다. 로크는 초반에 무제한적인 재산의 축적을 부정하는 듯 보였다. 그가 사적 소유에 걸어놓은 제한은 첫쨰로 썩지 않을 만큼만 가지로 갈 것, 둘째로 다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양을 남길 것으로 두 가지였다. 그러나 이런 제한은 결과적으로 화폐의 등장과 함께 허물어진다. 화폐는 썩지도 않고 동시에 소유 한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런 지점들 때문에 로크의 재산권에 관한 이론은 무제한적 재산 축적에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재산권이 성실성과 맞물리면서 로크의 체계 내에서 재산 축적은 성실성을 대표하는 척도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축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자연 상태의 사람들은 재산의 문제가 가장 민감한 문제가 된다. 재산이 개인의 신체에 의해서 나오는 만큼 개인의 신체적 자유와 생명권 모두를 재산이 포함한다고 하지만 결국 실제의 삶에서 중요성을 가지게 되는 것은 개인이 축적한 재화의 문제가 된다. 따라서 재산을 보호한다고 이야기하고 그것의 자율성을 보장하여 정부의 개입을 부정하는 순간 정치의 상당 영역은 축소되고 시장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가장 중심적인 가치가 된다. 노직이나 하이예크가 시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강조한 지점은 신체의 자유가 최대한으로 보장되는 것이 정치적 자유도 보장한다고 이야기한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로크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했던 맥퍼슨의 논의는 그러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미 답을 정해놓고 해석을 시작한 것이다. 이데올로기의 눈으로 문제를 분석하기 시작했으니 로크에 대한 해석이 부르주아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읽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로크의 생각은 상당히 미완성적인 면이 많이 있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해석의 여지도 다양하게 열어 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17세기 로크가 살던 영국에서 지금의 자본주의적 시장의 의미와 개념을 과연 가지고 있었는지는 상당한 의문이다. 로크의 시대에 영국에서 젠틀리들의 성장이 두드러졌지만 현재와 같은 무한 증식적인 재산의 축적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완전히 자리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당시 중상주의가 영국의 주요한 경제정책이었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시장의 자율성을 상상할 수도 없었던 시대에 무한 증식의 문제까지 신경써서 문제해결을 할 생각을 할 수 이을리가 없었다. 너무나 중세적인 재산권의 개념, 특히나 아버지에게서 받은 권리를 공유하고 나눠야 하는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통치론의 내용 속에서 현대의 자본주의를 옹호한다는 생각은 지나친 억측으로 보인다.

둘째로 로크의 생각은 무제한적 재산 증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고 난폭한 군주의 권력을 제한하고 개인의 재산을 보호하려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입법부의 동의 없이 재산권에 제한을 가할 수가 없다. 미국의 독립시기 대표 없이는 과제도 없다는 생각은 상당히 로크적이다. 재산의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생각과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재산권의 문제는 로직이나 하이예크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이 정치적 자유, 특히나 정치적을 자신의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리와 연결된다. 더욱이 재산권은 결국 신체로부터 도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재산권 보호의 최종적 보호대상은 개인의 신체적 자유임을 부정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로크의 재산권은 의회에 의해서 제한 받을 수 있는 대상이란 것에 집중해야 한다. 자신의 권리를 위임한 정부에 대해서 저항권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자신과 맺은 계약이기 때문에 심각한 위협이 다가오지 않는 이상 정부가 행사하는 권리에 막무가내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로크는 분명하게 최소국가의 모습을 상상했겠지만 자유의 영역이 일정하게 침해되고 있는 경제적 상황이 발생될 경우 정부는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제나 가지고 있었다. 기업가의 일방적인 입장에 정부가 따를 필요가 없다. 계약은 쌍방의 문제였고 노동자는 계약을 맺고 있는 한 기업가에게 계약내용의 준수를 요청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계약이 개인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게 될 경우 정부에게 저항권을 가지는 것과 같이 계약을 파기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 권리를 온당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도와줄 의무 역시 정부가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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