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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비례대표는 청년정치의 시작이 아닙니다. 정의당

청년비례대표는 청년정치의 시작이 아닙니다.



 



안녕하십니까, 왕복근입니다.



‘청년정당 비전 발표회’ 이후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당이 한 명의 청년정치인을 키우는 것이 아닌 더 많은 활동당원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당 차원의 준비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http://www.justice21.org/59158) 그런데 지금 이 이야기가 청년비례대표문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청년비례대표가 청년정치의 시작이 될 수 있고, 청년정치는 청년정치인의 등장과 함께 시작한다고 이야기하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청년비례대표논의는 정의당의 청년정치가 이준석, 김광진 의원과 다른 길로 가야 한다고 했던 처음의 연서명과도 맞지않을 뿐더러, 청년정치의 시작이 아니라는 점 역시 분명해 보입니다.



 



‘청년정당 비전 발표회’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나?



문제는 당 내에서 청년정치를 장기적인 비전과 노선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날의 이야기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급하게 만들어진 내용이 당의 진로가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활동당원을 늘리기 보다는 중앙정치에서 활동할 정치인, 정치참모들을 키우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 당의 정책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 역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1월 13일에 있었던 ‘청년정당 비전 발표회’는 당의 청년정치, 청년정당의 비전과 관련한 내용의 빈약함을 떠나서, 이것들이 준비되는 과정이 매우 빈약하고 급조된 것이 문제였습니다. 내용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고려된 것은 신문기사로 나갈 수 있는가 였습니다. 당의 장기적 성장전략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었고, 청년문제는 호명만 될 뿐 실제로 고민의 흔적이 없었습니다.



활동당원의 재생산 구조, 당원 참여공간의 확대를 생각하기보다는 선거국면에서의 단기적인 전술로 접근하면서 장기적인 지향과 전략은 사라졌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청년활동가를 육성하고 이들이 지역과 부문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기보다는 한명의 정치인을 만드는 것이 급한 모양새라는 겁니다. 이날 많은 청년들이 국회의원 보좌관의 경험을 쌓고 중앙정치를 익히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당의 할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구상이 고려하고 있는 것은 청년활동당원 양성이라기보다는 정치인 그룹을 양산하는 구조로의 전환입니다.



당이 청년을 호명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여전히 기존의 보수양당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언론에 나올 수 있고 표를 얻을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호명하지만, 내용은 비어있거나 청년세대를 특정화하는 방식으로 나갑니다. 청년이란 단어가 당에 청년정치인이 있다는 것을 부각되도록 사용될 뿐, 정당 내에 있는 청년당원들이 어떤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지 않습니다.



 



청년정치인은 청년정치의 성과여야



청년비례대표는 지금의 심상정 상임대표, 노회찬 전 대표와 같이 당의 얼굴이 되고 정치라는 무대 위에서 정의당의 이야기를 일궈나갈 사람이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비례대표의 의미가 더불어민주당이나 새누리당과 같을 수 없습니다. 정의당의 청년비례대표 선출은 정의당의 새로운 얼굴을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청년비례대표논의는 그렇기 때문에 더 단단한 기반에서, 그리고 더 깊이있는 논의 속에서 나와야 합니다.



청년정책이라는 것 자체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주거, 교육, 노동 등으로 분산되어 들어갈 수 있는 정책들입니다. 따라서 청년정책은 하나의 구상 속에서 제작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당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을 전략적으로 말할 것인지조차 결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청년비례대표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청년비례대표에게 이 일을 다 맡기는 것이 바람직한 것도 아닙니다. 청년 의제로 무엇을 말하고, 의정활동을 하면서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해야 하며,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당의 청년단위에서 청년당원들이 다 같이 의논하고 토론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청년비례대표는 청년당원의 손으로 만들어낸 변화의 상징이어야 합니다. 청년단위에서 다양한 논의 끝에 우리의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결정하고, 그 이야기를 위해서 일정한 노력과 결과물들을 누적하며, 정책적인 대안이 어떤 것이 있는지에 검토함으로써 경험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청년정치인은 누구여야 한다는 일종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그들이 다수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런 사람들이 다수가 되어야 우리당에게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에겐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사전준비 없는 청년비례대표 경선은 쉽사리 사라질 수 있는 모래성을 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명의 청년정치인을 키우지는 것에 그치지 말자고 했던 지난 글은 청년세대에 전할 메시지가 없는 정치인들을 키워내는 것이 청년정치가 아니고, 자신의 현장을 가지지 못한 청년정치인이 성장하기에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청년비례대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청년 부문은 더 취약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그 사람의 어께에는 부문 전체에 대한 짐이 지워져 있습니다. 한 명의 인물에게 기대는 정치가 어떤 한계가 있는가에 대해서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람을 몰고 온 정치가 어떻게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휘지 않습니다. 청년비례대표, 앞으로 당의 얼굴이 될 차세대 정치인의 기반이 과연 땅 속 깊이 뿌리내렸는지를 냉철하게 고민한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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